[내가 만난 하나님] 믿게된 계기

프롤로그

우리집은 불교집안이다. 할머니가 어릴적부터 드린 불공이 상당하다. 나의 베개와 모든 소지품에는 부적이 들어가 있었고, 친구따라 달란트잔치에 가려하면 교회에는 절대 가지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냥 교회가 싫었고, 크면서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엄마쪽은 미신을 아주 잘 믿던 집안이었던 것 같다. 할머니를 따라 절에 가는것도 즐거웠지만 엄마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것을 더 좋아했다. 종종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오곤 했는데 한번은 집 마당까지 들어온적이 있다고 했다. 외할머니는 그럴때마다 산신령님 내려오셨다고 말했었다고.

엄마네 식구들은 집안에 누군가 두통만 있어도 무당을 찾아가곤 했는데 기도를 하면서 찹쌀을 천에 담아 머리를 문지르면 아픈것이 나았다고 한다.

또, 동네에 저승갔다 돌아온 사람이 있었는데 조상이 나타나 넌 아직 죽을때 안됐다고 돌아가라고 했는데 그 사람의 이마에 무슨 표시가 생겨났었다는 이야기, 장사 지낼때 저승사자들 주라고 죽은사람의 손에 동전을 쥐어주곤 했다는 이야기, 찹쌀을 깔아놓으면 뭘로 환생하는지 나타난다는 것 등등 재미난 이야기가 아주 많았다.

이런 불교와 미신 집안에서 자란 내가 그토록 이상한 사람이라 여기던 기독교인이 된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일본인 아내는 결혼을 한 뒤 얼마지나서부터 나와 친척들, 식구들 사이에서 분쟁을 아주 많이 일으켰다.

와이프와는 원수만도 못한 사이가 되었고, 매주 어린 아들과 외식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점점 괴로워져 갔다.

엄마는 계속되는 갈등으로 와이프가 집에 있으면 부딪히기 싫어 항상 방문을 걸어잠그고 있었고, 알콜중독이 되어가고 있었다.

집안이 평온하지 못하니 하던일은 점점 안되기 시작했고, 빚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2016년 10월~11월 사이였던 것 같다.

집 앞 편의점에서 알게된 동생이 뜬금없이 “형, 교회나 같이 가요” 그러길래 “그래, 가보자” 하며 순순히 응하였고, 그 주 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성도가 어른, 아이 포함해 10명이 채 안되는 작은 교회였는데 아이도 잘 봐주고, 밥도 주고, 끝나고 집에 오면 3~4시정도 돼니 시간 때우기 좋았다.

설교는 항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설교가 시작되면 졸음이 찾아온다. “이것으로 설교를 마치겠습니다. 식사교제 하겠습니다.” 라는 말소리에 항상 눈이 떠졌다.

그렇게 밥먹고 아이를 사모님께 떠넘기고 시간 때우러 다닌지 몇달이 지나고, 목사님이 성경공부를 하자고 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밝은 모습의 비결이 궁금하기도 하여 그렇게 양육이 시작되었다.

월요일부터 매일 2시간씩 2주간 양육을 받았다. 영적보호를 위한 기도문, 가계치유 기도문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읽고 있는데 양육을 못하는 날에도 일 끝나고 카페에 가서 그날 진도분을 마쳤다. 스스로가 장하다.

하나님을 믿게된 계기

2017.6.11.일요일. 하나님의 대사 1권의 마지막을 향해 읽어가던 이른 저녁(아마 5시~6시 사이 였던듯) 금요일 저녁에 나간 와이프는 아직 안들어오고 있고, 아들램은 거실에서, 엄마는 방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저녁을 먹으러 가야겠다 생각하고 책을 덮었다.

문득 기도가 해보고 싶었다.

기도를 해 본 적도, 어떻게 할 줄도 몰랐지만 방문을 닫고 생전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았다.

그리고 눈을 감자마자 아이가 부모에게 잘못했어요를 외치며 엉엉 우는것처럼 복받치는 울음이 솟구쳐올랐다. 교회에 나가면서도 하나님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도 해 본적 없었지만, 내 입에서는 하나님 도와주세요가 연신 터져나왔다. 점점 더 격한 울음이 솟구쳤다. 지금까지 나의 꿈과 성공만 좇아 살았던 삶이 아~ 내가 잘못 살았구나 하는것이 깨달아졌다. 한 30분 펑펑 울었나보다.

울음이 그치고나서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벙벙한 기분. 하나님이 계실지도 모른다는 느낌과 희망이 빛 처럼 마음에 비추어졌다. 그리고 내일 당장부터 새벽기도에 나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성령님이 역사하신거라고들 말하는데 이때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개념도 없었던 때라 아무것도 몰랐고, 지금에 와서는 그냥 그렇게 갑자기 믿어진것 자체가 은혜였음을 안다.

왜냐하면 5,6년정도를 매일, 매년 같은 문제를 안고 살며, 매일매일을 지옥같이 보냈다.

정말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안에 갇혀 있는 느낌으로, 분노와 증오,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그런데 그날 내 삶에 빛이 찾아왔고, 내 삶은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거룩하지도 않고(거룩하게 살고 싶지만 잘 안됨), 아직도 내 삶에는 회복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마음만은 평안하다. 그때와 많은것이 달라졌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에베소서 2장8절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